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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진 / 사진, 풍경을 읽다.

김영태

이윤진 개인전 도시간間 리뷰


전시기간: 4월17일~5월18일

전시장소: 갤러리 현대


사진, 풍경을 읽다.


글: 김영태(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최근 20 여 년 동안 동시대사진의 지형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미국이 현대사진을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독일의 유형학적 사진이 국제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사진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형학적 사진이 주도적인 경향이었다. 또한 독일에서 사진을 전공하고서 돌아온 사진가 중에서 주목받는 작가도 있다.


그중에 한사람이 이윤진이다. 이윤진은 2003년에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부산비엔날레,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을 비롯한 주요 전시에 참가하였고, 서울시립미술관을 포함한 여러 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가하여 주목받았다. 또한 작가는 ‘뒷들 시리즈’, ‘정물시리즈’등을 발표하여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는데도 성공했다. 작가는 일상적인 공간과 사물을 특유의 시선으로 재구성하여 차별화된 조형언어를 보여주었다.


이윤진은 1972년에 출생한 사진가다. 현재 한국사진은 1960년대 후반이후에 출생한 사진가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선배사진가들과 많은 차별화된 점을 보여주었다. 이전 세대들과 다르게 활동공간이 확장되어 미술계 전반에 걸쳐서 활동한다. 


Landscape 19


작품의 내용도 직관적이기 보다는 개념적이다. 사진미학의 범주에서 탈피하여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도 스트레이트포토를 기본적인 표현방식으로 선택했지만, 추구하는 미학은 현대미술의 범주 내에서 작동한다. 그로인해 작품의 표면은 사실적이고 평범하게 보이지만 오히려 난해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이번에 11년 만에 두 번째 개인전을 오픈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두드러진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증을 자아낸 전시였다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도시풍경, 도시외곽풍경, 자연풍경 등 다양한 풍경을 재현한 결과물을 전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층빌딩과 다리가 세워져 있는 풍경, 도시의 오래된 골목풍경,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도시주변 풍경, 인간의 손길이 느껴지는 자연풍경 등 여러 풍경을 찍은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최종인화물의 포맷도 파노라마 프레임이 섞여있기 때문에 다채롭게 느껴진다. 작가가 찍은 풍경사진은 장소도 다양하고 대상도 다양하다. 


얼핏 보면 공통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순수 자연풍경을 찍은 사진은 없다. 작가는 이와 같은 풍경사진을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일까? 동시대 풍경사진의 주요 경향이라고 흔히 말하는 ‘문화적인 풍경 혹은 인간에 의해서 훼손된 풍경’에 대한 의문을 제시 한 것 일까?


Urban scape 7


한국사진에서도 이러한 풍경사진의 경향이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주도적인 경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기존의 풍경사진과는 차별화된 지점이 발생한다. 프레임 및 앵글의 선택이 일률적이지 않고 다양하다. 촬영 거리도 천차만별이다. 장소와 대상에 따라서 다르게 선택했다. 또한 개별 작품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태도도 다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접근태도가 느껴지는 결과물도 있고, 주관적인 시각이 느껴지는 작품도 있다. 그런데 작품의 표면에서 드러나는 시각적인 요소에서는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다. 도시의 골목풍경에서부터 자연풍경에 이르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두 인간에 의해서 변형되었고 그것을 실행한 이들의 미의식이 느껴진다. 


이 지점에서 이 전시의 서문을 살펴보겠다. 전시서문에서 평론가 이영준은 작가의 작품은 풍경에 담겨져 있는 디자인적인 요소를 무시해버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풍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이야기한다. 필자도 평론가의 견해에 일정부분 동의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첨언한다면 이윤진이 이번에 발표한 풍경사진은 필자가 앞에서 언급한 동시대 풍경사진의 주요 화두를 모두 포함한 전시라고 판단된다. 


Urban scape 14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면서 국립공원을 제외하고서는 전국 어디에서도 순수한 자연풍경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작가의 사진에서도 우리나라의 이러한 현실을 발견 할 수 있다. 또한 개발이 미적인 것과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표현 의도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이 지점에서 구체적인 작가의 표현의도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다양한 담론을 생산하는 현대미술의 전략과 만나게 된다. 


주제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관객에게 자신의 주제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모더니즘미술과는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 또한 작가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과도 다른 표현방식으로 읽혀진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작가의 작품은 관점과 내용이 분산됨으로써 다양한 담론을 생산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사진 혹은 현대미술의 미학을 환기시켜주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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